Valle-de-Silencio(발레-데-실렌시오/침묵의 계곡) 낯선 사람을 신뢰하기

내 꿈은 항상 지구의 야생지대를 촬영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칠레의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인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에서 태어났습니다.

아타카마 지역(Atacama Region)의 화산지대와 소금평원을 탐험하며 자랐습니다.

2012년 콜로라도로 이주를 하면서 나의 무대는 사막에서 산으로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칠레와 미국을 오가며 멋진 장소들에서 사진촬영과 등산을 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11년동안 콜로라도에서 살면서 콜로라도 덴버 대학교에서 순수예술과 사진을 전공했습니다.

지난 몇년은 콜로라도의 록키 산맥과 산후안(San Juans)에서 트레일 러닝을 하며 산악사진을 찍는 프리랜서로 일했습니다.

등반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모험을 공유하고 멋진 장소에서 프로선수들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몇 년 전 와이오밍주 베두부 (Vedauwoo)에서 아내 카렌 윌리암스와 함께 등산을 하다가 에릭 바이헨마이어를 만났습니다.

그 당시 나는 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의 등산에 대한 열정과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은 정말 멋져보였습니다.

에릭은 북미 출신의 운동선수이자 탐험가, 등산가, 동기 부여 연설가입니다.

또한 그는 2001년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른 최초의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그는 활동가로서 모두를 포용하고 장벽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비영리 단체인 No Barriers도 만들었습니다.

카렌, 에릭과 함께 처음으로 클라이밍을 했던 특별한 순간이 기억납니다.

내가 빌레이 장비인 그리그리를 찾고 있는 동안 카렌은 준비 중이었는데, “내가 카렌을 빌레이 할 수 있어”라고 에릭이 말했습니다.

카렌은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카렌에게 에릭을 믿고 등반하라는 뜻으로 윙크를 보냈습니다.

에릭은 카렌을 빌레이하고 나는 에릭을 백업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처음 만난 낯선 맹인이 내 아내를 빌레이 하는 모습을 보게될 줄이야. 이런 일이 흔치는 않으니까요.

우려와는 달리, 모든것은 순조로웠고 카렌은 완등을 했습니다.

우리는 하루종일 즐겁게 등반을 즐겼습니다. 나는 그때가 우리가 친구가 된 순간이라고 믿고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있으며, 우정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에릭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가 바위 위에서 하는 모든 행동들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에릭은 손과 발로 바위의 구석구석을 끊임없이 더듬으며 외우면서 다음 번 홀드를 찾습니다.

이것은 많은 힘과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클라이밍 체육관이나 암장에서 에릭의 등반을 보면서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놀라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베두부(Vedauwoo)에서의 여행 이후, 에릭과 나는 많은 곳을 등반했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되었습니다.

콜로라도 주 엘도라도 캐년에서 가장 고전적인 멀티피치 클라이밍 루트 중 하나인

난이도 5.9+의 옐로우 스퍼(The Yellow Spur)를 등반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우리는 빌 라이트와 함께 등반했는데, 그가 모든 선등을 하고 에릭과 나는 그 뒤를 따라 올랐습니다.

에릭은 빌이 엘도라도 계곡에서 등반을 많이 했으며 그는 이 루트의 멋진 리더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빌은 그 루트의 가장 빠른 기록 중 하나를 갖고 있었으며, 1초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팀의 막내였기 때문에 그들의 페이스를 따라잡아야 했습니다.

나에게는 테스트 같았습니다. 모든 피치에서 에릭의 눈이 되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에릭이 빠르게 오르는 동안 그를 가이드할 수 있도록 빠르고 효율적으로 등반해야 했습니다.

훌륭한 파트너와 함께라면 엘도라도 놀이터에서 그것은 여러분이 멋진 파트너들을 만나는 경우

엘도라도 놀이터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에릭과 나는 와이오밍으로 다시 한번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목적지가 Devil’s Tower였습니다. 우리는 데블스 타워 롯지에서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에릭이 친구인 찰리 메이스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등반가이자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히말라야 산악인 중 한 명으로

히말라야 산 8000m 봉우리 5개를 등반한 경력이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여행이었습니다.

우리는 멋진 클래식 루트를 등반하고, 카렌이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었으며,

등반을 마친 후에는 캠핑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모든 피치의 선등을 섰고, 찰리는 에릭이 바위의 루트를 찾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활동적인 클라이밍에 특히 주목하였습니다.

에릭과 찰리는 수년간 거대한 산을 함께 등반해 왔는데,

암벽에서 서로를 감지하고 이해하는 그들의 유대감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다음 모험에서 에릭에게 더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었습니다.

며칠 후 우리는 데블스 타워(Devil’s Tower)의 가장 고전적인 루트 중 하나인 “엘 마타도/El Matador” 를 등반하러 갔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힘겹게 등반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앞으로 더 큰 등반을 할 수 있고

그가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캠프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에게 클라이밍을 하러 칠레에 가자고 말했습니다.

“파타고니아를 등반합시다. 미국에서는 등반을 많이 했으니,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Torres del Paine)를 등반하러 갑시다.”

그 후 우리는 콜로라도의 골든 시 부근에서 클라이밍을 계속하였습니다.

왠지 에릭과 함께 등반할 때 가장 잘 오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내가 힘들어할 때 어떻게 해보라고 소리치는 대신, 내 호흡에 귀기울이며 내가 넘어질 경우를 대비해 로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에릭과 클라이밍을 하는 시간은 특별합니다.

에릭에게 내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으며, 내 모든 행동에 대해서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는 오로지 내가 하는 방식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가 등반 중에 힘들어하더라도 반드시 정상에 설 것이고,

나중에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